[연구] 평면적인 구성과 조작성

[목차(도우미)]

데스크탑 컴퓨터를 처음 접해서 사용했던 것은 1987년에 MS-DOS 를 사용해서 화면상에 "dir"를 실행해본 것이다. 연세대학교 공대 전산실에 앉아서 한시간 정도 cd, dir을 쳐보다가 친구로부터 MS-DOS책을 하루동안 빌려서 명령어를 외어 기본적인 조작을 할수 있었다. 파일시스템이 FAT에서 NTFS등으로 바뀐 변화는 있었지만 파일에 접근하는 근본적 방식은 30년 가까이 변화가 없이 디렉토리를 기본으로 하는 계층 구조다. 이는 계층 구조가 최상의 설계여서인가? 아니면 진부한 방식을 답습하고 있을 따름인가?  


누구를 위하여 계층 분류하는가?

경험적으로 계층적 분류는 조작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파일 갯수가 많아지면 하위 디렉토리를 생성하고 관련 파일을 한곳에 모으고, 회기년도가 지나면 연도별로 파일을 모아서 다시 파일을 옮기고, 파일보관 장소에 관한 문서들의 링크는 끊어진다. 협업시스템에서는 다른 사람이 작성한 파일이 어디 보관되어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서너번의 디렉토리 여행을 하다가는 결국에 검색에 의존해 본다. 그나마 파일명에 키워드가 노출되어 있으면 다행이거니와 그렇지 않을 때는 본문 검색을 걸고서 CPU 사용이 100%로 올라가기 때문에 아무일도 못하고, 애꿎은 커피만 마셔댄다. 대안으로 구글 데스크탑이 있어서 컴퓨터상의 파일을 검색해 보지만 검색 결과만 빠르다는 것이지 원하는 파일을 찾는 것과는 거리가 멀때도 많다. 직장에선 구글데스크탑을 쓰지 못하도록 되어있어 쓸수도 없다. 어차피 검색으로 파일을 해결하는 것이라면 처음부터 디렉토리를 심오한 계층구조를 포기하는 것이다. 과거 도스 시절에는 한 디렉토리안에 보관할 수 있는 파일 수가 제한되어 있어서 계층구조를 강요하였지만 이제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다.

분류학은 "natural" 하지 않다

호랑이를 떠올릴때 종속과문강문계의 계통을 밟아 호랑이의 이미지를 떠올릴 사람은 없다. 두뇌의 기억속에서 일어나는 일은 자연스럽게 "호랑이"에 직접 접근해서 필요한 기억을 추출해 낸다. 원하는 파일 하나를 찾아내기 위하여 최대 260자에 이르는 경로명을 모두 기억해야 하는가? 호랑이를 기억하기 위해 분류학명을 다 기억하라는 것인가?

(Tiger: 누가 나 불렀어?)

물리적 명칭과 논리적 명칭

지금까지 파일 시스템을 예로 설명하고 있지만 UI에서 컨텐츠(예를 들어 파일)에 접근하기 위하여  접근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단지 평면구조(Flat structure)만으로는 부족하다. 파일시스템의 경로명이 물리적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명칭에 해당하다면, 경로명이 아닌 사용자의 논리적 폴더 구성이 필요하다. 논리적 폴더에는 여러개의 폴더에 동일한 파일이 표시되어도 좋다.

좀더 알기 쉬운 예를 든다면. 블로그에 있는 글은 전체 카테고리, 하위 카테고리 에 의해 접근되지만 태그에 의해서도, URL을 통해서도 열람가능한 것이다. URL에 있는 번호가 물리적 명칭이고 카테고리는 논리적 접근 경로다. 논리적 경로는 언제든지 사용자가 편집하기 쉽고 물리적 명칭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리고 대개 물리적 명칭은 시스템이 정해주면 된다. 이말은 물리적 명칭을 사용자/블로거가 변경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글의 URL http://manofpro.tistory.com/7에서 뒷번호는 변경할 필요도 없지만 아무나 변경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 이 물리적 명칭은 한곳에 보관되어 있고 당연히 하위 디렉토리를 가질 필요가 없다.

평면 구성과 조작성의 향상

물론 평면 구성만이 사용자의 편의를 다 제공할수는 없지만, 평면구성+논리적 접근성을 결합시킬 때 조작성에서나 컨텐츠로의 접근성이 좋은 UI가 된다. GUI로서 평면구성을 했을 때 다이얼로그 화면수가 줄어든다. 다음 기회에는 화면수를 줄이는 것에 대해 논의해 보자.

이미지출처:http://www.sxc.hu/

by 금메달.아빠 on 2010. 5. 19. 2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