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에 왠 한국 사투리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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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하숙집에서 있던 일이다. 하숙집 할머니와 저녁을 먹다가 문제를 내볼테니 맞추어 보시라고 했다.

국수와 국시의 차이

국수와 국시의 차이를 아시는지 문제를 냈더니 잘 모른다고 하셨다.
"국수는 밀가루로 면을 만든 것입니다."
"아하! 그렇구나. 그러고 보니 국수는 밀가루로 만들었군. 그럼 국시는 밀가루에다가 쌀가루를 섞었나? 왜 국시라고 하지?"

순전히 농담 문제를 낸 것인데, 조금 진지하게 받으셨나보다.

"국시는요, 밀가리로 면을 만든 것이랍니다!"
"응? 똑같잖아? 똑같이 밀가루잖아?"

"밀가리는 사투리구요, 국시도 사투리라는 뜻입니다." (한바탕 웃음 5분)

그로부터 몇년 후 직장에서 구미 출신의 직원이 더 깊은 차이를 가르쳐 주었다.
"국시는 밀가리로 만들어서 고치장을 넣어 기릿에 담아 묵는것"이라고 한다.

일본어에는 한국 사투리가 스며 있다

한 음식점에서 고추장이 있다는 팻말이 있었다. 무심코 보다 보니 고추장이 고치장(ko/chi/jan)으로 표기되어 있다. 그러고 보니 일본 사람들은 부침개를 지지미(chi/ji/mi)라 부른다. 지지미는 한국의 남부 지방에서 쓰는 사투리다. 남부 지방 사투리가 일본에서는 마치 부침개의 표준어인 것처럼 통한다. 부침가루도 지지미 가루라는 상품명으로 팔리고 있다.

기왕에 말이 나왔으니 한국어로 "부치다", "지지다"의 사전적 차이를 메모해 두자.
부친다는 것은 물의 양이 거의 없이 반죽을 가열하는 조리법이고 지진다는 것은 물의 양과 조리물의 양이 비슷한 양으로 유지되면서 가열하는 조리법이다. 부치고 나면 반죽이 물기가 없어지고 덩어리가 되는 반면 지지고 나면 물기가 남아있고 덩어리가 아닌 혼합물이 된다.

튀김과 부침에는 약간 차이가 나는데 기름을 매개로 가열하는 것도 부침법인데 음식물이 기름에 잠기지 않는 양으로 가열하는 것이 부침이다. 달걀 FRY는 튀김이라기 보다는 부침이다.
by 금메달.아빠 on 2011. 2. 13. 1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