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유치원은 마음껏 노는 유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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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문을 열자마자 우리딸이 뛰어 와서 "아빠, 안아"라고 말했다.
딸이니까 매일 안아달라고 하지 아들 같으면 한번도 안아달라고 하지 않는다. 아들은 아빠가 집에 퇴근하여 돌아와도 지금까지 한번도 안아달라고 애교를 부린 적이 없다.

아빠 안아

그리고 안아달라고 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보통은 아빠가 먼저 "우리 딸 얼마나 컸는지 안아 보자." 라고 쫓아 다녀서 겨우 한번 안아보곤 한다. 그리고 안아 주더라도 수염으로 얼굴을 비비지 않을 것을 조건으로 약속해야 안아주는 것이 간신히 허락된다. 딸이 먼저 안아달라고 할 때는 안아주고 나면 어깨를 타고 올라가서 등으로 내려오는 일종의 스릴을 하려는 것이다.

안자마자 어깨를 타고 올라가서 발목을 잡고 있으면 등으로 미끄러져 내려와서 다시 허리춤에서 빙글 돌아 다시 안기는 놀이를 오늘도 세번은 했다. 손을 씻고 저녁을 먹자는 이유로 세번만 하고 다음에 또 안아주기로 했다.

우리 유치원은 마음껏 노는 유치원이다

7살 딸이 내년이면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에 가야 한다. 유치원에서는 보통 초등학교 입학을 준비시키는 것 같다. 그런데 유치원에서 한 교사로부터 아내가 마음에 드는 소식을 듣고 왔다. 우리 유치원 7살 반은 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유치원을 졸업하기 때문에 초등학교 입학준비를 시키는 것이 아니라, 유치원생으로서의 마지막 한해를 마음껏 뛰 노는 한해가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들은 다른 학부형들(다들 아주머니들인데)도 동의하고 좋아했다고 한다.

같이 좋아했다는 몇몇 이웃 아주머니들의 표정이 안보아도 눈에 선하다. 아내도 좋아하고 쾌재를 불렀기 때문에 안보아도 짐작이 간다. 역시 우리 유치원이 마음에 든다. 아이들은 놀아도 잘 큰다.

by 금메달.아빠 on 2011. 5. 16. 0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