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기사에서 본 안병태 전 해군 제독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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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조선 일보기사를 읽다가 전 해군 참모 총장을 지내신 안병태씨의 기사를 읽게 되었다.
기사 원문: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9/03/2011090300202.html

이분이 지금도 살아계신 것을 알게 된 것이 반가운 일이었다. 신문 기사에 의하면 72세신데 사진으로 보았을 때 정정하신 모습이다. 내가 군에 있었을 때는 안병태 전 해군 참모 총장님은 함대 사령관으로써 해군 제독(흔히 Two Star) 이었다. 만약에 내가 그 분과 좀더 인연이 닿았더라면 친분이 있었을 텐데 인연이 닿지는 않았다. 내가 진해에 있었을 때 여차여차한 일로 함대 사령부에 올라 오라는 연락을 받았지만 나는 개인적인 일로 올라가지 않았다. 당시 나에게는 매우 중요한 인생의 갈림길에 있었다고 할 수 있는데, 사사로운 일로 중요한 일을 그르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일개 병사로서 인사 이동을 거절한 셈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나중에 사령부에 배치되어 여러가지 일을 하면서도 관사 주위의 병사들과 친분이 생기게 되었고 내가 인사 이동을 거절함으로 생기게 된 뒷이야기를 알수 있었다. 먼저는 인사 담당자들이 매우 당황해서 어쩔줄을 몰랐다는 식의 과장된 이야기도 있었고, 나 대신에 누군가 군 생활을 편하게 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에 비하면 나는 군생활이 파란만장하게 전개되었다고도 할 수 있는데, 결과적으로는 탁월한 선택이었음을 두고 두고 감사할 수 있었다.

사실 이일로 나는 중요한 교훈을 많이 배울 수 있었는데 이는 성경말씀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하는 믿음의 삶이 얼마나 가치있는가에 관한 실제 경험이었다.

1990년 어느여름 날은 부대에 연예인 위문 공연이 있었다. 여자 가수로써는 원준희씨, 남자가수로써는 아마도 서세원씨가 사령부에 왔었다. 그 때 원준희라는 가수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 군인들만 득실거리는 부대 안에 여자 가수가 왔다는 것이 일대 센세이션을 불러왔다. 그리고 서세원씨(분명히 서세원씨라고 기억하는데 웬지 이문세씨였는지 혼동된다)가 너무나 재미있는 재담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

무대에서는 노래를 잘하는 장병 즉 해군 수병에게 포상 휴가를 보내주도록 하는 특별 코너가 있었다. 하지만 어떤  수병이 무대에 올라와서 나름 재미있으라고 한 노래였지만 퇴폐적이고 저질스러운 가사를 불렀다고 기억한다. 노래 수준이나 해군의 명예를 떨어뜨린 것은 괘씸하지만 원준희 씨는 위문 공연의 성격상 부대장님께 포상휴가를 보내주시도록 허락을 구했다. 아주 상냥하게 애교를 넣어서 요청했지만 당시 부대장이었던 안병태 해군 제독님은 끝까지 엄지 손가락을 아래로 가리켰다.

병사들은 그자리에서는 아무런 불평이 없었지만 속으로는 불평이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부대장으로써 원칙을 지키려고 한 결정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수병들도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위문 공연이 텔레비전 녹화방송이었는데 이런 저질 내용을 그냥 방송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후 내가 제대하고나서 알게 된 것인지 제대하기 전에 알았던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부대장님이 작전사령부로 옮기게 된 것은 알고 있었다. 해군 참모 총장까지 지내신것은 신문기사를 보고 비로소 알게 되었다.

1990년 경이면 벌써 20년이 넘는 옛날 이야기가 되었다. 지금도 나의 주변에서 나를 보고 있는 사람들에게, 가까운 사람으로는 사랑하는 아내와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나는 어떤 영향을 미치고 기억되는 존재인가를 돌아 보게 된다. 20년이 지나고 30년이 지나서 한 사람의 남편으로써 또한 아빠로써 기억될 것인가? 지금 한 결정이 중요하다.

by 금메달.아빠 on 2011. 9. 4. 0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