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다의 표준 발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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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다의 표준 발음

어느날, 식탁에서 맛있다는 말을 [마디따]라고 했더니 만 5살 딸아이가 [마디따]가 아니라 [마시따]라고 맞섰다. 나는 표준 발음이 최근에 [마시따]를 허용하게 되었지만 아빠는 정통 표준 발음이기 때문에 [마디따]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딸은 조금 납득하는 모습이었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보아 간단한 것도 자세히 설명해 주면 설명이 논리적이든 앞뒤가 안맞든 무언가 설명이 있다는 것에 수긍을 했던 것으로 보아 이번에도 그냥 수긍한 것으로 보인다. 아니나 다를까 며칠 뒤에 [마디따] 라고 했더니 또 [마시따] 잖아!라고 맞섰다.

한편, "서울에서 3대 이상 살았다는 서울토박이"로서 4대문안에서 살아왔다는 긍지와 자부심으로 지지 않는다는 아내도 [마디따]에 반대표를 던졌다. "서울에서 3대 이상 대대로 살았다"는 점에서는 꿀리지 않지만 4대문 밖에서 --- 말죽거리까지는 가지 못해도 뚝 떨어진 섬(뚝섬) 한강 다리근처에서 --- 살았던 아빠로서는 경험보다 이론으로 설명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맛/ 다음에 허사(실질 형태소)가 오면 /ㅅ/이 연음되지만 /맛/ 다음에 실사(실질 형태소)가 오면 절음 법칙이 적용되어 대표음/ㄷ/으로 발음하는 것이 표준 발음법이다. 다른 예를 들면 "맛없다"는 [마덥따] 이지 [마섭따]가 아니다.

단어표준발음허용발음잘못된 발음
맛있다
마디따
마시따
맛없다
마덥따
--

멋있다
머디따
머시따

멋없다
머덥따
--

뜻있는 (분들~)
뜨딘는
--
뜨신는
덧없이
더덥시
--
더섭시
벗 우(友)
버 두
--
버 수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시따]가 유행하게 된 데에는 "맛이 있다"를 연상해서 발음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맛있다는 말을 하기에 앞서서 활용형을 떠올리게 되면서 [마시이따]를 줄여서 [마시따] 로 소리내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러나 "맛있다"(delicious)는 하나의 단어이지 "맛이 존재한다"는 의미와는 다르다. "맛없다"도 하나의 단어이며 "무미하다"라는 의미와 다르다.

이런 여러 설명에도 불구하고 예외발음으로 [마시써] 가 허용된 이상 앞으로 수십년이 지나 딸아이가 대학생 즈음이 되면 아무도 [마디써]라고 감탄하는 친구들이 찾아보기 어려울 지도 모른다.

by 금메달.아빠 on 2011. 1. 2. 1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