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즐거운 트랙백이었다
블로그를 시작해서 가장 먼저 올린, 어떤것인지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글은 맥용 마이티마우스를 수리하는 방법이었다. 분해 청소하는 방법을 나름대로 올리기 전에는 이 세상에 분해 청소방법이 공개되어 있는지 몰랐다. 그도 그럴 것이 애플 사이트에서 정보를 찾아보았던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실패하면 버릴 각오로 분해했고 나름 청소도 성공했다. 그래서 얼마후에 시작한 블로그에 첫 글을 실었다. 그리고 난 후 알게된 것은 여기 저기에서 같은 소재로 글을 많이 올려 놓았고 또 올라가고 있었다. 만일 다른 사람이 올린 글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나는 굳이 올리지 않을 것이었다. 이런 유형의 글은 독창적이지 않고 이미 있는 정보를 굳이 올리는 이유가 없는 것이다.
세월은 흘러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블로거를 보았고, 아마도 나의 글을 트랙백으로 남겨두었던 것 같다. 그런데 갑자기 오늘은 기억도 나지 않는 블로거가 트랙백을 남겨 두었다. 그래서 트랙백을 타고 가보니 마이티마우스를 고쳐보려고 한다는 내용과 내 글이 얽혀 있었다. 그는 댓글을 달기 보다는 트랙백을 걸고 고맙다는 글을 써둔 것이었다.
나는 물론 그가 누군지 모르며, 어디에 트랙백을 남겨 두었는지 잊은지 오래다. 블로그를 뒤져 보면 어디였는지 찾아낼 수 있겠지만, 굳이 거기까지는 필요없었다. 내가 남겨둔 메모(청소수리법)가 지구상의 어디에선가 유용하게 읽혀지게 되었고 돌아와 감사의 말을 들었다면 책 한권을 펴내고 팬 레터를 받은 것 같은 기쁨이다.
요새 젊은이들은 너무 바쁘고 자기 입맛에 맞는 정보만을 찾으러 검색 창을 튀어 다닌다고 한다. 사고방식이 집중하여 관찰하고 연구하기 보다는 성미급하고 집중하지 못하고 빨리 생각을 갈아치우는데 익숙해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토론도 없고 사상이 깊지 못한 젊은이를 많이 만난다. 블로그 초대장에 초대 규칙을 명기해 두어도 제대로 읽고 지키는 사람을 50%이상 본적이 없다. 이런 환경에서 고마움의 댓글 또는 트랙백을 볼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아까의 트랙백을 남기신 분도 모르기는 해도 40대 중년의 남자였다. 스스로의 필명을 40대라고 했으니 신빙성이 커진다.
메타블로그 사이트에 있는 블로그의 제목도 점점 자극적이고 선정적이며 이른바 낚시성 제목이 많다. 마치 신문 헤드라인을 훑어 보는 기분이다. 관심을 끌만한 제목을 보아도 별 내용이 없는 경우가 많고 제목에서 알수 있는 정보는 그다지 많지 않다. 다만 주의를 끄는 제목일 뿐이다. 상업적인 발상과 생각보다는 감성에 호소하는 시대적 반영이라고나 할까?
내 글이 비인기 블로그이기 때문에 방문자를 늘리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 30년 후에 자녀들이 그때 가서도 유용하게 읽고 즐거워할 것을 생각하면서 남겨두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이다. 게다가 오늘은 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다고 하니 또한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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