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IT 쇼 2012 사흘간 구경하고 나서 느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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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에서 경품을 나누어 주는 것은 관심을 끌기에 좋은 재료가 된다. 경품을 건네 받으면 경품이 무엇인가를 보고나서 홍보물에 한번은 눈길을 주게 된다. 그렇지만 나는 별로 홍보물을 받지 않았다. 가방에 짐이 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경품을 받아서 유용하게 쓴 기억도 별로 없다. 코엑스 전시장에 가 본지는 벌써 30여년 전 일이다. 단순 산술식으로 계산해도 강산이 3번 변할 시간이니 가는 길을 알지 못했고 전시장 주변에 지하 상가가 들어선 것도 처음 보았다. 과거 친구들과 즉석 라면을 먹던 곳이 어디인지를 찾아보고 싶었지만 그것은 불가능한일이었다.

 월드아이티쇼의 입구는 전철역으로부터연계된 출구에서 매우 먼 곳에 있어서 입구로 들어가는 것이 불편했다. 모르긴 해도 진시회장 출구에서 전철로 연계가 쉬운 것을 염두에 둔 배치가 아닐까 싶다. 첫번째 전시회장은 B홀에서 시작되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전시였다. 여러가지 품목이 전시되어 있었지만 나의 관심을 끄는 것은 특별히 없었다. 대학 연구소에서도 학생들이 분발하여 참가하였다는 점이 고무되었다. 학생들은 전시를 한다기 보다는 그냥 책상에서 공부를 하는 듯한 인상이 강했는데 아마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연구하던 것을 전시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신문 뉴스에 의하면 아시아 최대 규모로 열린다는 것을 놓고 세계 규모를 표방한다고 했지만 관람온 외국인을 거의 찾아보지 못했다. 대부분은 exibitor 로서 출품자 회사 직원들이 돌아다니고 있었고, 간혹 신문사 기자 명찰을 단 사람들과 대학생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진지한 대학생들도 보였지만 대부분 돌아다니는 학생들은 건성으로 돌아다니는 듯이 보였다. 전시회에서 건질만한 지식이 없었을 수도 있고 애초에 목적이 구경이었을 가능성도 크다. 전시회는 강연회가 아니니까 더욱 그렇다. 그런데 이상하리만큼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나 이화여대 등 유명 대학의 명찰을 달고 있는 학생은 볼수 없었다. 대학생 조카의 말에 의하면 시험기간이어서 관람하지 못한다고 하는데 서울 시내 대학생들은 다 취직 시험준비에만 열중하고 있는지 알수 없는 일이다. 

 나는 사실은 외국인들과 이야기를 하기 원했다. 한 핀란드 출신의 현직 교수와 잠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것이 전부 였다. 그는 대학에서 연구하는 관심으로 온 것이고 그야말로 한국에서 열리므로 전시회에 온것은 아니다. 국제적인 전시회는 아니라는 점이다. 국내 전시회이면서도 제목을 거창하게 붙이는 것이 우리나라의 컴플렉스적 표현인가? 아니면 장래를 내다본 야심의 표현인가? 적어도 출품한 회사들은 국제적 인지도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전시회 포스터와 안내장에서 영문 표기를 찾아보기란 힘들었다. 

이번에 대통령상을 차지했다는 디스플레이 전시장은 요란했다. 여기저기 3차원 스크린을 가져다 놓고 현란한 팝을 틀어서 온통 정신을 빼놓았다. 사진기를 가지고 온 사람들이 부스의 안내원에게 기념 사진 같이 찍는 장면을 흔히 볼수 있었다. 안내원들은 하루 종일 팬 서비스가 대단하다. 그런데 부스란 말은 일본어 발음으로 얼굴이 못생긴 추녀를 의미한다는 것이 왜 갑자기 생각나는 것일까... 

3차원 영상을 한참 보다보니 약간의 현기증이 있었다. 한편 감탄했던 것은 초박형 텔레비전이었다.대략 5밀리 두께의 텔레비전이었는데 정면에서 볼때는 차이를 몰랐는데 옆에서 보니 종잇장 같은 화면이었다.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두었다. 이번 전시회에서 흥미있게 구경한 것 하나라면 이것이었다.


by 금메달.아빠 on 2012. 5. 17. 1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