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에 붙은 곰팡이를 어쩌면 좋아요? 걱정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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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습기가 잡혀서 곰팡이가 벽에 찌들어 있었다. 이 곰팡이를 없애야 하는데 이날 저날 미루다 보니 여름이 문턱까지 다가왔다. 그러나 여름이 문턱에 왔다는 이유 보다는더 시급한 일로 곰팡이 소탕작전에 착수하게 되었다.

아내를 위하여 찌든 곰팡이를 긁어내다

나는 늘 벽 가까이서 잘때도 곰팡이 냄새를 모를 정도 였는데, 낮에 곰팡이 냄새를 맡아본 아내는 곰팡이의 영향으로 알레르기가 생기는 것이 아닌가 걱정되었다고 한다. 퇴근한다고 전화하였을 때 이말을 듣고 오늘이야 말로 곰팡이 소탕작전의 결전의 날로 정했다.

곰팡이 소탕 작전

준비물: 락스(강력 곰팡이 제거제), 걸레, 물통, 세탁비누, 청소용 수세미 또는 솔, 고무장갑, 마스크
락스를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하여 고무장갑과 마스크를 착용한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오늘 쓰려고 보니 고무 장갑 한쪽이 구멍이 났다. 왼손만으로 락스를 묻힌 걸레를 휘두르려니 여간 불편한것이 아니다. 게다가 고무장갑은 여자들만 쓰려고 만들었는지 내손에는 꼭끼는 편이다. 벽에 슬쩍 락스희석물을 걸레로 훔치지만, 곰팡이는 끈질기게 붙어 있다.

잠깐 청소하기 전의 곰팡이가 얼마나 흉물인지 증거 사진:
(락스 처치는 이미 했어도 곰팡이가 쉽게 물러나지 않는다)

곰팡이를 제거하려고 벽지를 뜯어 내고 도배를 새로 하면 좋겠지만, 거기까지는 여력이 없거니와 오늘 당장 곰팡이 소굴을 기습해서 기선을 제압하는 것이 알레르기 조짐으로 걱정하는 아내를 위한 아빠의 작전이다. 락스 물을 끼얹어 두는 것으로도 어느 정도의 효과는 있겠지만, 단순히 심미적으로는 여전히 검은 때가 남아있는 것이 불쾌하다.

그렇다면 --- 내가 자주 사용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로 한다 --- 빨래비누와 솔을 써서 곰팡이를 벽지로 부터 완전히 긁어 내는 것이다.

완전히 소탕한 곰팡이 소굴이 쑥대밭이 된 증거 사진:
(새 벽지 도배 수준은 못되지만 거의 손색이 없다)

지금까지 빨래 비누를 써서 청소하는 것이 여러 경우에 효과가 좋았기 때문에 이번 곰팡이 소탕작전에서도 꽤나 효과가 있을 것이다. 알칼리성 비누의 유막이 벽지를 덮고 있을 테니까 당분간 1-2년은 곰팡이가 생기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 벽지는 표면이 비닐 성분이 덮여 있기 때문에 물을 묻혀 청소하는 것이 가능하다. 종이 벽지라면 어림도 없는 일이다.

벽을 모두 긁었으면 좋았겠지만, 오늘은 이미 야심하므로 아이들도 재워야 하니까 장롱 뒤만 먼저 해두고 남은 게릴라는 내일 저녁에 마저 작전을 재개할 것이다. 꼼짝 마라. 곰팡이!
by 금메달.아빠 on 2011. 6. 9.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