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을 모집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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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여러차례 신입사원 또는 경력사원을 모집하면서 많은 생각을 해본다.

나이가 지긋하신 분

예전에 경력사원을 모집하던 때의 일이다. 면접하러 왔던 사람은 분명히 이력서에 의하면 나보다 2살이 많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얼굴과 풍채는 10년은 더 차이나는 것으로 보였다. 내 자신이 평소에 주름이 없고 흰머리가 없어서 젊어 보이는 편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 분은 정말 나이가 들어 보이는 편이었다. 어쩌면 그동안 모든 어려움과 고생을 혼자 짊어지고 살아왔나 싶었다. 다만 표정이 밝은 편이어서 그런대로 뽑아서 수개월 일을 했었다.

그는 남들이 하기 싫어할 수도 있는 궂은 일이 생길 때도 불평없이 잘 해주었다.거의 격일로 야간 교대 근무해야 하는 제품 시험이 급하게 돌아갈 때 군말없이 맡길 수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고마움과 미안함이 겹쳐지곤 했다. 자녀들도 청소년기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훌륭한 아버지로 사는 분으로 기억하고 있다. 다만 실력이 조금 부족한 면이 있어서 오랜 동안 같은 프로젝트를 끌고 갈 수는 없었다. 프로젝트의 멤버로 어울리기에는 다른 직원들에게 나이가 부담되는 문제가 컸다고 볼 수 있다.

대학을 갓 졸업한 신입

작년에는 신입사원을 모집하려고 인맥의 대학 교수님을 통하여 추천 받은 졸업생을 채용하게 되었다. 갓 졸업한 신입을 채용하는 것은 조직의 일원으로 융합되고 조화를 이루는 것, 조직의 비전에 동의하고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 의미가 크다. 실력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학문의 깊이도 없을 뿐더러 학문을 이용하여 실무에 응용하기를 기대하지 않는다. 신입사원이 가지고 있는 일에 대한 근성, 인성과 의식을 더 중요하게 보는 것이다. 일에 대한 근성에 관하여는 아직 일을 시작하기 전이므로 간접적으로 평가하는 수 밖에 없는데 학점이 간접 지표가 되곤 한다.

나는 지원자의 전체 성적이 얼마나 높은가를 본다기 보다는 잘 하는 과목이 있는지를 더 눈여겨 보는 편이다. 그리고 잘한다는 과목이나 수행했다는 과제를 얼마큼 열정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를 주의깊게 들어본다. 그저 취직하기 위해 이 회사, 저 회사에 기웃거리는 사람을 뽑는 실수를 줄이고 싶은 것이다. 사람이 회사를 이용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회사에 들어와서 경력을 쌓고 자기가 더 보수를 많이 받는 곳으로 옮겨가고 싶어서 일하는 사람도 주위에 허다하다. 그런 중에 보배로운 사람을 구하기란 지난의 일이겠지만 평범한 사람을 인재로 키우는 것이 보람되고 가치있는 일이다. 인재로 키우려면 시간을 요한다. 그러므로 회사의 비전으로 모집하고 급여 금액으로 모집하지 못한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신입을 모집하려고 하다보니 작년의 신입보다는 나이가 젊은 신입을 모집하게 된다. 그것은 작년 입사한 직원을 키워주기 위하여 결정하는 선택이다. 선배 사원이 후배 사원을 가르쳐 줌에 있어서 우리나라의 정서에 비추어 볼 때 동갑이나 연상의 후배를 가르치기는 어려운 것으로 작용한다. 그러므로 기존 사원을 키우고 보호하는 차원에서 갓 졸업한 신입을 뽑게 된다. 공교롭게도 작년 신입사원은 재수하지 않았던 신입사원이다보니 앞으로 매년 신입을 모집한다면 재수한 학생을 모집하는 일은 당분간 없을 것이다.

취업난이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사람이 부족하다

면접을 결정하기 전에 전화로 몇가지를 묻고 대화하면 알고 싶은 것은 대부분 알 수 있다. 그리고 몇가지 돌발적인 질문을 통하여 준비하지 못한 대답을 들어 보면 감추지 못한 진심이 나오기도 한다. 그리고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곤 한다.

경기 불황이라고 하면서도 여전히 입맛에 맞는 일자리를 찾느라 여기 저기 기웃거리는 사람이 모집 요강도 안 읽어보고 지원하는 것을 보면 여전히 인재는 부족한 것을 절감한다. 키울 수 있는 인재가 너무나 부족하다.

인재는 놀고 있지 않다.

키워드: 인재, 신입사원, 채용, 면접, 인터뷰,
by 금메달.아빠 on 2014. 3. 2. 0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