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한 아이들을 위하여 DVD 플레이어를 수리하라

[목차(도우미)]
이번에는 조금 어려웠다. 아들녀석이 무리하게 DVD용 트레이(받침대)를 눌러 넣다가 아예 받침대가 들어가지도 않고 나오지도 않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원래 임신기간 중에 태아의 초음파 사진을 보려고 구입한 DVD 플레이어가 이제는 아이들의 심심할 때의 애용품이 되었는데, DVD를 보지 못하게 된지 벌써 2주 정도 지나게 되었다.



급기야는 뚜껑을 열고 받침대를 고치기로 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고장이 없었다. 혹 무언가 끼어 있으려니 생각하고 빼내려고 뚜껑을 열었지만, 실상은 아무런 이물질이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도 뻑뻑하게 모터만으로는 받침대가 움직이지 못하게된 원인을 약 20분 이상 들여다 본 결과 받침대가 궤도를 유도하는 돌기 위로 올라가 있어서 걸리적거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5살아이가 무슨 힘으로 이 받침대를 변형시킨 것인지 불가사의한 일이다.

젓가락을 넣어서 움직여 보기도 하고, 핀셋으로 흔들어 보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조금 어려웠다. 좀처럼 제자리로 돌아가지 않는 것이다. 플래스틱 받침대가 거의 부러지기 직전까지 힘을 주어 궤도에 맞추어 넣었다. 그리고서는 전기를 넣고, 기대하는 마음으로 스위치를 넣었더니 --- 아무런 동작을 하지 않는다. 모터만 헛도는 소리가 나고 받침대는 움직이지 않았다.

기대하던 아이에게 아직 고쳐지지 않았다는 말을 하기가 쑥스럽게, 조용히 다시 분해! 도대체 고장날 이유가 없는데, 왜그렇게 안고쳐 지는 것인지?

이렇게 되면 침착하게 고장난 곳의 원인을 추리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때가 많다. 기계 설계를 해본 사람이라면 금새 떠오르는 원인이 가까스로 떠올랐다. 받침대의 개폐 위치에 따라서 모터를 세워 주는 센서, 스위치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것이 지금의 고장이다. 자세히 살펴 보니 받침대 밑으로 스위치용 걸개가 지나가고 있는데 이것이 제위치를 못찾은 것이다. 제위치에 돌려 놓기 위해 다시 받침대를 힘으로 --- 섬세한 힘으로 --- 조립하고나니 받침대는 마치 새것 처럼 동작했다.

수리 기념으로 그동안 못본 만화영화를 보여 주었다.
by 금메달.아빠 on 2011. 3. 7. 2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