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로 만든 네발 자전거 바퀴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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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앞의 놀이터에서 노는 것 보다 멀리 빵집 옆에 있는 놀이터에 가면 잔디밭도 넓고 어쩌다가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나오는 사람이 있으면 강아지를 만져보고 싶어서 서로 달려 간다. 그러던 어느날 네발자전거의 보조 바퀴 한쪽이 둔턱에 부딪쳐서 허브와 바퀴를 잇는 부분이 부러지게 되었다. 플래스틱으로 만든 바퀴어서 약하였던 것이다. 자전거를 무리하게 두 아이가 서로 타려고 하기 때문에 앞자리를 동생이 타고 자전거를 저어가고 뒤에 누이가 앉아서 타니 보조 바퀴가 수명이 짧아졌을 것이다.

네발자전거의 바퀴를 고치다

며칠 동안 강추위가 있기 전에 고쳐 주려고 자전거 바퀴를 팔만한 가게에 갔었다. 과연 수리용 자전거 보조 바퀴가 있기는 했다. 그런데 크기도 잘 모르겠고 뒷바퀴 축을 풀어야 하는 구조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수리하기가 만만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바퀴 주변을 빙빙 돌다가 --- 머리도 빙빙 돌리다가 --- 나무로 된 원판을 두개 사가지고 돌아왔다.

강추위가 한물 가고 좀이 쑤시는 아이들을 데리고 다시 빵집 놀이터에 가기로 약속했다. 이번에는 자전거 바퀴를 고쳐서 가기 위하여 바퀴에 8밀리 목공용 드릴로 구멍을 뚫었다. 그리고 보조 바퀴 볼트를 맞추어 보았더니! 볼트의 직경은 최소한 9밀리 구멍이었다! 바퀴 수리에 필요한 볼트와 부품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에 난감한 처지가 되었다. 아이들은 움츠러든 몸을 풀려고 벌써부터 자전거 주위를 오락가락 하면서 나무 원판을 붙잡고 아빠를 도와 응원했는데 볼트 하나를 사든지 9밀리 드릴을 사러 다시 철물점에 가야한단 말인가?

공구 상자를 둘러 보니 마침 8밀리 볼트와 너트 한개가 눈에 들어왔다. 원래의 보조바퀴에 달려 있던 볼트를 쓸 수는 없지만 이 볼트는 쓸만 했다. 그래서 한손에는 스패너, 한손에는 펜치를 들고 간신히 바퀴를 달았다. 과연 나무 바퀴가 제대로 굴러갈까?
한쪽 보조 바퀴가 나무
위에서 보면 1센티 두께의 나무 원판
볼트는 보통의 8밀리 볼트

목표는 빵집 놀이터

바람을 대비하여 두꺼운 옷을 입고 두아이가 좁은 안장에 타고 안전 손잡이를 잡고 살짝 밀어 주면서 빵집을 향해 갔다. 나무 바퀴는 아무런 고장을 일으키지 않고 잘 굴러 갔다. 빵집에서 먹고 싶은 빵을 골라서 옆에 있는 놀이터에서 실컷 뛰어 놀다가 빵을 간식으로 먹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빵집까지는 걸어서 대략 30분이다. 왕복 1시간에다가 놀이터에서 뛰어다닌 시간을 포함해서 대략 2시간은 지났을 것이다. 나무 바퀴의 첫날 시운전으로 테스트한 결과로는 합격점수라고 할 수 있다.

다음날 먹으려고 사온 빵은 집에 와서 금새 없어졌다.
by 금메달.아빠 on 2011. 2. 14. 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