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앞에서 짝짜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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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아들은 태어나면서 부터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어도 천성적인 차이가 보인다. 첫째 딸 아이가 좋아하던 봉제 인형들을 거들떠 보지도 않고 굴러다니는 Vehicle을 좋아하는 아들은 엎드려서 자동차를 손으로 굴려 보는 것이 어려서 부터 재미있게 노는 놀이였다. 그 결과 봉제인형들은 하나 둘 씩 먼지가 쌓여 가고 터진 실밥은 아무도 고쳐주지 않아서 그냥 야드 세일(Yard sale)에도 못나가고 집을 나가기 일쑤이다 (물론 실제로 야드세일이란 것은 해본 적이 없다. 여기는 미국이 아니니까).

토이 스토리에서의 초현실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Toy Story)에는 인형들이 잔뜩 나오고 주인공 앤디(Andy)가 보안관 우디, 스페이스 레인저 버즈, 카우걸 제시와 신나게 노는 장면이 나오지만 적어도 우리집 아들은 인형을 가지고 노는 적은 없었다. 그래서 토이 스토리의 장난감이 사람 눈에 띄지 않게 놀고 있는 설정도 가상 설정이지만 더 비현실적인 가상 설정은 남자 주인공이 인형을 가지고 놀다가 대학생이 되면서도 대학에 봉제 인형(보안관 우디)을 가지고 가려한다는 설정이 아닐까 한다(Toy Story 3에서). 이러한 점에서 말한다면 토이 스토리는 초현실적인 설정으로 심금을 울리는 허구를 멋지게 그려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디즈니사에서 무료로 공개한 아이패드용 토이스토리 게임 앱이다

더더욱 아들의 입장에서 공감이 가지 않는 부분은 핑크빛 곰인형(Lot-so)를 운전사 남자가 주워 들고는 아주 반가와하고 귀여워하는 모습인데 무슨 무스마(머슴애)가 인형을 좋아하는가 하는 부분이다. 혹시 운전사는 무스마가 아니라 무스메(musume, girl)인가?

엄마 앞에서 짝짜꿍

장난감은 그렇다 하더라도 율동은 어떠한가? 이것 역시 딸아이와 아들 아이는 전혀 반대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 "엄마 앞에서 짝짜꿍"을 좋아하는 딸은 얼마 후면 초등학교에 가는 나이가 되었지만 아직도 해보라고 하면 아빠 엄마 앞에서 자랑스럽게 한다. 그러나 둘째 아들은 지금까지 가르쳐 주는 것, 교육 효과가 불가능했다. 손을 잡아주고 연습하려면 손을 빼고 등뒤로 손을 감추고 아빠가 혼자서 가르쳐 주려고 하면 멀리 도망가버리곤 했다. 지금도 누이가 율동하는 것을 잘한다고 칭찬해주면서 너도 해보라고 하면 그냥 고개만 저을 뿐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두 아이들이 성향이 다르지만 혼자만이 아니어서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 받고 견제하고 경쟁하면서 점점 비슷해지기도 하고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큰아이 혼자서는 모든 것을 독차지 하면서 밥을 먹는 것도 굼뱅이 같았지만 동생이 태어나면서부터는 욕심이 생긴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밥도 부지런히 먹고 저희들끼리 나누어 가지기도 하고, 힘겨루기를 하다가도 양보할 줄도 알게 되었다.

아이들은 티격태격하면서도 잘 자란다.

by 금메달.아빠 on 2012. 1. 31. 0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