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별미 동치미를 담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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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치미를 처음 담근 것은 아주 오래전의 일이다. 김장을 담그려 사둔 무우(무)가 대량으로 남아돌았다.아마도 15개 정도의 무가 김장속으로 쓰임받지 못하고 남았다. 물론 배추 포기 아래에 원형 썰기로 아무리 집어 넣어도 대량의 무가 전량 소비되지는 못했다.

모양은 자유형. 김치통에 다 썰어 넣는다.


그 때 과감히 동치미를 담그기로 했고 목욕통 만큼이나 물을 받아서 동치미를 담갔다. 세월은 흘러 그 이야기는 내가 아내에게 가끔씩 하던 전설이었는데 올해는 문득 동치미를 담가먹어보고 싶었다. 과거 10 수년 이상 동치미를 담근 적이 없고 아내도 시집와서 한번도 동치미를 담그지 않았다. 남편이 주문하지 않은 것도 하나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겨울에 낳은 어린 아이를 키우는 아내에게 무슨 사치로 동치미마저 담가 먹자고 할 수 있으랴?

길을 지나다가 동치미용 무를 판다는 광고를 보자 생각보다 군침이 앞섰다. 동치미 국물에 냉면을 말아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 10년 이상 안하던 동치미를 담그다가 실패할 것이라는 생각, 만감이 교차하다가 그냥 만들어 먹기로 했다.

만드는 법은 간단하다. 나는 요리를 만들 때 굳이 레시피를 참조하지 않는다. 그냥 재료를 넣어서 조합하는 것으로 요리를 끝낸다. 천성이 요리사의 팔뚝은 아니지만 자취 생활로 다져진 팔뚝이다.

무재료 : 5개단위를 팔고 있어서 5개를 다 썼다.
절인고추 : 동네 슈퍼는 물론 대형 마트에서도 팔고 있지 않아서 풋고추를 사용. 매운 것을 좋아하지 않기에 3개만 사용했다.
생강: 엄지 손가락 크기 한뿌리
마늘: 아이들을 고려하여 다섯 쪽의 슬라이스
양념은 봉지에 넣어서 무 아래에 눌러 둔다.
소금물: 워낙 대량의 물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농축 소금물을 사용하여 희석시키는 것이 안전하다. 생수를 먼저 그릇에 붓고 농축 소금물을 부어서 희석시키면 소금을 다 녹일 수 있다. 이 부분이 약간의 기술이라고 할 것이다.

물을 붓고 농축 소금물을 희석시킨다.

그릇에 직접 소금을 부으면 농도를 섬세하게 조정하기 어렵다. 다 녹인 소금물을 붓는 것이 편하다. 마치 녹말 가루를 미리 풀어서 탕수육 국물을 만드는 것과 동일한 방법이다.

풍미를 내기 위해 파를 넣었다. 나머지는 김치균이 알아서 해준다.


식재료는 아내가 다 씻고 다듬어 준비해 주었다. 아빠는 뭘 했냐고? 물 부어서 재료를 섞고 소금물의 농도를 맞추어 시원한 장소에 한주간 모셔두었단다. 그리고 나서 새콤해진 동치미를 맛본 아내의 한마디:
"여보? 맛있어요!"오이시이. 우마이. 딜리셔스.


다 익은 동치미. 무의 모양은 자유형이다



후기 12-08
동치미를 과감하게 담글 수 있는 것은 초등학교 5학년 실과 시간에 어린이들로만 구성된 수업 시간에 김치를 담근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과책에 나온 그대로 재료를 썰어넣고 며칠두었을 때 맛난 나박김치가 되었다. 이 당시 다른 반에서도 실과 실습을 했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우리반 담임 선생님이 재량으로 실습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당시 우리 교실은 싱크대가 있었고 거의 가사실을 방불하는 교실이었기 때문에 실습이 가능했었다.

한편 동치미의 새콤한 맛은 김치균이 자랄 수 있는 환경만 만들어 주면 되는데 소금간이 가장 중요하다.


키워드: 동치미, 요리, 김장, 겨울, 냉면, 음식, 리뷰, 이슈,


by 금메달.아빠 on 2012. 12. 8. 1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