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을 오래 쓰면 요지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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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초등학생 때 일이다. 당시에는 매주 월요일이 되면 애국조회라는 것이 있어서 전교생이 운동장에 모여 교장 선생님의 훈시를 듣는 것이 항상 있는 일이었다. 그 당시에는 국기 게양식을 "거행하고" 국기 강하식을 거행하는 것이 매일 반복되었다. 아침에는 별로 지장이 없지만, 오후 5시에 국기 강하식에는 학생들이라면 가던 길을 서서 멈추어 국기를 향하여 가슴에 오른손을 올리거나 했어야 했다. 축구를 하다가도 국기 강하식이 되면 굴러 가는 공을 바라 보면서도 운동장은 일제히 "동작 그만" 이 연출되었다. 1990 년대에 유행하던 코미디 "동작 그만"은 누구에게나 친숙한 구령이었다.

한편 어느날, 담임선생님이 그날따라 국어 수업시간에 표준어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 하나는 뗏장이라는 단어였고, 또하나는 요지음이란 단어였다. 교장 선생님의 훈시에 이 두가지 단어가 사용되었는데 들은 학생이 있었는지로 시작하여 표준어가 아니어서 아무도 몰랐을 것이라는 것이 이날의 이야기의 시작이었다.

뗏장이라는 것은 잔디를 심을 수 있도록 네모 반듯하게 자른 단위를 의미한다. "요지음"은 요즘을 연세 드신 분들이 흔히 말씀하실 때 사용하는 일종의 사투리다.

그후 뗏장이라는 말은 "층계참" (육교 계단 중간의 평평한 곳, landing) 을 못들어 본 만큼 들어 본적이 없지만, 요지음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많이 듣고 있다. 그 만큼 내 주위의 분들이 연세가 많이 올라가셨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국어 단어에 "즘"을 사용하는 단어는 극히 드물다. 한자어도 아니고 합성어로 쓰이는 것도 아닌 만큼 발음 빈도가 매우 낮다. 그래서 점점 편리한 발음이자 왠지 한자로 쓸 수 있어 보이는 "요지음"이 세력을 얻는 것이 아닌가 한다.
by 금메달.아빠 on 2011. 12. 10. 00:17